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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경험담 (3일째)
[145] - 페르마bluef****
방금 신종플루 확진을 받았습니다.
제 경험을 말씀 드리고 다른 분들 판단에 도움을 드리고자 올립니다.
개체 하나(?)의 경험이니 일반화에 주의하시고 이런 사례도 있구나 하고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제 체질은 평소 체온이 37도이고... 고열이 잘 나지 않는 체질입니다. 알르레기 기침이 고위험군일지도 모르겠군요.
제 1 일 (27일)
새벽 두시까지 일해서 종일 피곤했습니다.
기침이 나오더군요. 기침이 심하지는 않고, 통제 가능한 수준이었으며 가래를 뱉어 내고자 의식 적으로 나오는 수준이었으며, 기침을 참으면 제어 가능했습니다.
어제 늦게 잤으니 가서 일찍 자자고 생각하고 퇴근하자 마자 집으로 갔습니다. 운전하며 퇴근하는데 좀 멍하다 싶었습니다. 샤워하는데 으스스 떨리더군요. 오한이 나는데 몸살인가 했습니다.
혹시 감기? 신종플루?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열이 많은 편이라 체온이 평시 37도이고 오한이 잘 나지 않는 체질입니다. 그런데 오한이 나다니? 인터넷 뉴스를 보니 요즘 감기의 70 ~ 80%는 신종플루라고 하더군요.
제 2 일 (28일)
아침에 일어나니 으스스 하고 피곤하고 어질 어질 합니다. 몸살은 아닌듯 합니다. 두통도 심하게 옵니다. 목은 아프지 않습니다. 고민했습니다. 회사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아까운 휴가가 올해 2.5일 남았는데... 회사가 요즘 바쁜데 업무 마비시키면 안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스로 격리 되기로 결심하고 회사에 연락 했습니다. 업무가 프로그래머라 집에서 작업이 가능합니다. 여태 2개월째 새벽 2시까지 집에서 코딩을 하고 있었습니다.
샤워 하면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나 생각했습니다. 씻고나서 PC를 켜고 인터넷 검색을 시작합니다. "신종플루"로 검색해서 정부에서 제공하는 Q&A자료를 보았습니다. 여러 블로그, 뉴스도 보았습니다. 동네병원에서는 거점병원으로 올려 보낸다고 하군요. 바로 거점 병원이나 보건소로 가야 겠습니다. 다음 지도에서 구로 보건소를 찾아보니 거리가 멉니다. 주차장이 부족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거점병원을 검색했습니다. 고대구로병원이 가장 가깝군요. 차로 5분거리.
오전 10시반에 집에서 나와 마스크를 3개 사서 하나를 쓰고, 고려대구로병원으로 출발합니다. 어질 어질해서 택시를 타고 싶으나, 차를 가지고 출발했습니다. 대중 교통이나 택시를 타서 타인에게 옮길 수 있으니까요. 주차권을 받고 들어갔습니다. 다행이 주차요금이 영수증이 있으면 8시간 무료라고 하군요. 주차를 하고 물어 물어 신종플루동(?)을 찾았습니다. 신종플루동을 몰라서 본의 아니게 본관을 통과했습니다. 밖으로 돌 수 있도록 안내가 있어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응급실 옆에 새로 만들어졌더군요. 응급실은 전에 추돌사고 당하고 한번 온적이 있지요. 응급실 주변은 난민촌 광경이더군요. 컨테이너 3개 정도가 있고 밖에 대기 좌석이 배치 되어 있습니다. 초창기에 언론에서 외부에 만들었다고 비판을 했었는데 저도 막상 난민촌(?)을 찾게 되니 외부에 별도로 만든는게 다른 사람을 위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확산을 막아야 하는 의료인들로서 당연한 판단이라고 생각됩니다.
대기석에는 아이들이 1/3정도인데 아이들이 플루 안걸렸더라도 예방 접종이 끝날때까지 가정에 격리를 하여 아이들이 걸리지 않게 해야 겠네요. 물론 부모님이 걸려 아이들에게 옮겨서도 안되겠죠.
문진표 작성하고 접수하는데 20분이 걸렸습니다. 문진표 작성은 진단 시간을 줄이는데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듭니다. 같은 시간에 한사람의 환자라도 더 진단해야 겠지요. 오전 11시이후에 접수되면 오후 검진이라고 하더군요. 이른 점심을 먹고 차에 가서 DMB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1시 반이되어 다시 난민촌(?)에 갔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대기 좌석에 천막을 설치합니다. 천막을 설치하시는 아저씨들... 마스크를 쓰고 하시지... 감히 여기가 어딘줄 아시고??? 걱정됩니다. 3시가 되어서야 겨우 이름이 불리고 의사 검진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의사 앞에 나오니 오한도 나지 않고 기침도 나지 않고, 콧물도 나지 않습니다. 바이러스가 쫄았나 봅니다. 두통은 여전히 심합니다. 귀속 체온도 37.5도 입니다. 의사가 아닐것 같다고 합니다. 어떻게 할꺼냐고 물어 봅니다. 당황스럽습니다. 예상 밖의 상황에 답을 찾지 못하고 어쩌지? 하고 고민했습니다.
의사가 제안 합니다. 일단 타미플루 처방해 줄테니 먹으라고 합니다. 건강한 사람은 일반 감기처럼 가볍게 넘긴다고 알고는 있었으나 다른 사람에게 전염 시키면 안된다는 생각에 이렇게 호들갑을 떨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플루는 한번 걸리면 걸리지 않는다고 하지요. 나중에 또 감기걸려서 호들갑 떨기 싫어서 확진 검사를 받기로 했습니다.
10만원 가량 하더군요. 감기때문에 또 회사를 쉬면 하루에 개인적으로 15만원, 회사에 30만원 이상 손해를 주게 됩니다. 10만원짜리 확진 검사 받는게 경제적으로 이익이다고 생각했습니다. 확진 검사 신청했습니다. 내일 확진 결과가 나온다고 하더군요. 확진 검사 신청을 하고 혓바닥을 면봉으로 문질러서 타액을 채취했습니다. 안쪽 깊은 혓바닥을 면봉으로 문지르는데 구역질과 눈물이 함께 났습니다.
의사가 또 다른 제안을 합니다. 일단 타미 플루 드시다가 확진 결과에 따라 음성 판정이면 복용을 중지하고, 양성이면 계속 먹으라고 합니다.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하고 일단 타미플루 받기로 했습니다. 간호사가 내일 문자로 확진 결과 보내 준다고 합니다.
검진을 받고 나오니 밖은 아수라장입니다. 환자들이 문앞에 장사진을 치고 있습니다. 일찍 나와서 접수한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원내 약국에서 약을 받았습니다. 타미플루입니다. 특별한 포장일줄 알았는데 그냥 흔한 포장입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박스에 한글 표기가 없습니다.
주차 요금이 무려 15,000원 나왔습니다. 주차 관리하시는 분이 타미플루 받으셨군요. 많이 기다렸겠군요. 모두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해서 무료 주차로 나왔습니다. 고맙습니다.
외래 약국에서 약을 받고 집에 오니 5시 입니다. 다시 집에 오니 으스스 춥습니다. 두통도 꾸준합니다. 변화가 없습니다. 간소하게 저녁을 먹었습니다. 입맛이 없습니다. 약을 먹습니다. 약이 아침 점심 저녁 구분이 있습니다. 약이 한번 먹는게 한주먹입니다. 타미플루도 꺼냈습니다. 한쪽에 한글 스티커가 붙어 있습니다. 로쉐라고 읽어야 하나? Roche라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캡슐이 반은 노란색 반은 밝은 회색입니다. 일을 하고자 PC 앞에 앉았는데 집중이 안됩니다. 어질어질 합니다. TV를 보았습니다. TV 켜둔채 잠들었습니다. 새벽 4시쯤에 깨어서 TV 끄고 다시 잤습니다. 아마 약에 수면제가 있는 듯합니다.
제 3 일 (29일)
눈을 떴습니다. 목이 처음으로 아픕니다. 두통도 여전합니다. 폐 아래 부분도 아픕니다. 이대로 죽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폐를 두들기고, 기침을 하여 가래를 뱉어내고 호흡을 조절하니 통증이 사라집니다. 약을 먹으려면 아침 식사를 해야 합니다. 식욕이 나지 않습니다. 과일 한개 먹고 약을 먹습니다. 약이 한주먹입니다. 약을 먹고, 뉴스를 보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약에 수면제가 있는게 확실합니다. 앞으로 잘 준비를 하고 약을 먹어야 겠습니다.
눈을 떴습니다. 12시 입니다. 두통은 사라졌습니다. 밥을 짓습니다. 점심을 먹습니다. 밖에 못나가니 반찬이 김치 1가지 입니다. 꾸역 꾸역 먹습니다. 자처한 격리 생활 괴롭습니다. 약을 꺼냈습니다. 타미 플루도 꺼냈습니다. 이상합니다. 타미플루 10알이 5일치인데? 복용법을 보니 아침 저녁만 먹으랍니다. 타미플루를 다시 집어 넣습니다. 약을 먹고 다시 TV를 봅니다. 이제 두통, 오한, 콧물, 기침 모두 없습니다. 다시 고민합니다. 신종플루가 아닐지도 모른다. 괜히 호들갑 떠는게 아닌가 합니다.
또 흉통이 찾아옵니다. 이번에는 중앙 부위입니다. 호흡을 가다듬으니 사라집니다. 쿡 티비를 봅니다. 잠이 들었습니다.
눈을 뜨니 6시 10분입니다. 핸드폰을 봅니다. 문자 안왔습니다. 왜 안온거야? 또 내일 출근 여부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혹시나... 전화 해보기로 했습니다. 담당 과로 전화하니 받지 않습니다. 대표 전화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한참 기디라니 교환이 나오고 담당과에 연결해 주었으나 받지 않습니다. 다시 전화 했습니다. 다시 연결해 주고 이번에 전호 받더군요. 등록번호 불러주니 확진이랍니다. 약은 먹고 있냐고 근심스런 목소리로 물어 봅니다. 잘 먹고 있다고 했습니다. 회사에 연락하고 계속 격리 들어간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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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생각이 났습니다. 이 경험을 인터넷에 올려 공유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제 자신도 어제 인터넷 검색을 통해 도움을 얻기도 했죠. 기침이 시작된지 이제 3일째 저녁 7시 입니다. 내일 살아 있으면 다시 후속편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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