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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야기즐 천식 아들 신종플루 경험담 [85]
  • 최진희97bada****최진희님프로필이미지
  • 번호 131580 | 09.10.31 13:24
  • 조회 35278 주소복사

5학년인 아들은 어렸을 때부터 천식판정을 받았습니다. 몇년동안은 약간의 감기증상이 나타난다 싶으면

바로 호흡이 가빠지고 힘들어하는 상황이 발생하였기에, 매년 환절기때면 가족 모두 긴장상태로 지내곤 하는... 일반적인 경우보다 좀 심한 수준의 천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행히 한약도 꾸준히 복용하고, 천식증세가 없는 평상시에는 아주 건강한 편이라 시간이 흐를수록 어렸을 때보다는 천식증세가 많이 완화된 편이긴 하지만, 지난 봄에도 학교 결석을 며칠 할 정도로 여전히 환절기에는 극도로 조심상태로 보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구요...

그 상황에서 신종플루가 확산되면서, 고위험군에 천식환자가 포함되는 것을 보면서 느끼게 되는 불안감은

정말 어쩔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할 수 있는 한 조심하였고, 할수 있는 최대한의  처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결국 신종플루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지금도 치유과정이긴 하지만, 일단 큰고비는 넘긴 상태이기에... 저 역시 아이가 걸리니 여기저기 정보수집을 하고 타인의 경험담을 많이 참고했었기에 혹시 제 경험담이 다른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경험담을 올립니다.

 

<9월 중순>

신종플루 후유증을 생각하면 독감예방과 폐렴 예방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기에 병원을 찾았습니다.

아이가 아기때부터 다닌 개인 내과이고 직원들 모두 저희 아이를 잘 아는 병원이었는데, 백신이 모두 동났다고 합니다. 독감예방접종은 일주일 뒤에 예약을 했지만, 폐렴백신은 언제 수급이 될지 모른다고...

한달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합니다.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왔는데 마음이 불안했습니다.

일주일 뒤 병원을 찾아서 독감백신을 맞고 원장님과 얘기를 나눴는데, 아이가 폐렴 접종을 아직 못했다는

얘기를 들으시더니 잠시 고민을 하다가 말하시더군요. 저희 아들의 경우는 고위험군이니 최대한 빨리 맞추는게 좋을텐데 병원에 남아있는 비상용 백신이 몇개 있는데 그 중에 하나를 맞고 가라는 거였습니다.

(갑자기 백신 공급이 끊어져서 그 병원 직원들과 의사 모두도 백신이 부족해 접종을 하지 못한 상태였는데,

그나마 남아있는 몇개의 백신 중에서 하나를 저희 아이에게 맞도록 해준거였습니다) 

오랜시간 저희 아이를 본 주치의이기 때문에 가능한 조처였던거죠... 감사히 접종을 마쳤습니다.

마음이 조금은 안심되더군요.

 

<평상시>

매일 아침 발열 체크하고, 손소독제와 소독된 물티슈 등을 학교에 챙겨 보내서 매 시간마다 닦도록 합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역시 손씻기부터... 그외 모든 생활예방책에 대해서도 철저히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10월 28일 수요일>

아주 가벼운 가래&콧물 증세가 있습니다. 다른때 같으면 며칠 지켜보거나 그냥 넘어갈만한... 아주 가벼운

증세입니다. 하지만, 불안한 마음에 역시 다니던 내과에 가서 진찰을 받습니다. 의사선생님 역시 가벼운 감기약만 처방해 줍니다. 하지만, 저희 아이 병력을 알기에 잘 지켜보고 조금이라도 심해지면 바로 다시 나오라고 신신당부를 합니다. 병원을 다녀와서도 별 증상이 없어서 너무 예민하게 굴었나... 잠시 생각도 했습니다.

(병원에 가서 새삼 놀랬습니다. 2시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병원에 가보니 신봉플루 의심환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너무 많고, 의료진들은 점심도 못먹고 밀려드는 환자를 보느라 정신이 없더군요. 거의 전쟁터 같은 상황입니다.)

이날 아이 영어과외를 시켜주는 선생님께 동네 상황을 전해들었습니다.

제가 직장을 다니는 관계로 그런 정보에 어두울 수 밖에 없는데 드디어 저희 동네에도 며칠 사이에 신종플루 가 돌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더욱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10월 29일 목요일 >

아침부터 미열이 오릅니다. 아이의 평상시 정상 체온은 36.1~36.2도였는데, 36.8~37도 정도로 오릅니다.

콧물&가래 증상도 전날보다 조금 더 심해졌으나 그렇다고 걱정할 정도의 수준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이의 평상시 체온을 알고 있었기에 미열이라도 갑자기 높아진 체온이 불안해집니다. 혹시 몰라서 담임선생님께 연락드린 후 학교는 가지 않고 병원에 갑니다. 9시 진료 시작이라 조금 전에 미리 도착했는데 이미 병원이

만원입니다. 한시간을 기다린 후에 진찰을 받았는데 신종플루 검사를 받기로 합니다. 면봉같이 생긴 테스트기로 코의 점막을 채취해서 검사하는건데, 15분 후에 결과를 볼 수 있더군요. 이 검사결과 양성이 나오면 100% 신종플루인거지만, 대신 음성의 경우는 정확도가 떨어진다더군요. 다시말해 음성이 나와도 양성일 가능성이 있다는... 기사에서 봤었기에 선생님 말에 수긍을 하고 결과를 들었습니다. 다행히 음성판정이 나왔고 열도 거의 없이 가벼운 콧물&가래 증상만 있는 상태라 다시 약만 다시 처방 받아서(전날보다 조금 심해진 증상 때문에) 집에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역시 의사선생님이 계속 당부하더군요. 조금이라도 증상이 심해지는 것 같으면 바로 다시 나와야 한다구요...

집에 와서 계속 체크를 하는데 기침이 조금씩 나오고 열은 37도 안팎까지 오릅니다. 해열제를 먹이니 다시 정상 범위... 별 이상이 없어 보입니다. 음성판정도 나왔기에 마음이 좀 놓이기도 했구요...

하지만, 저희 아이가 워낙 괜찮다가도 갑자기 심해지는 증상을 예전에도 보였기에 밤새 한시간 간격으로

열 체크를 했습니다.

 

<10월 30일 금요일 >

이날도 혹시 몰라 학교는 보내지 않았습니다. 전날 밤부터 이날 아침 6시까지 한시간 간격으로 열체크를 하고, 계속 정삼범위에 들어오길래 마음 놓고 3시간 정도 잠을 잤습니다. 9시에 일어나 다시 열을 재보니 갑자기 열이 치솟아 있습니다. 39.2도... 너무놀라 다시 병원으로 직행. 그 사이 가래가 섞인 기침도 심해져 있습니다. 3시간만에 갑자기 고열이라니... 많이 당황했습니다.

의사선생님이 어제 음성이 나왔어도 이 정도 상태면 타미플루 처방을 해주겠다고 합니다. 잠시 갈등을 한 것이... 만약 신종플루가 아닌데 괜히 타미플루만 먹었다가 나중에 진짜 걸렸을 경우 내성이 생기면 어쩌나 싶은... 걱정이었습니다. 의사선생님도 제 생각에 동의해서 다시 검사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어제와는 다른

방법으로 한번 더 하기로 했는데, 어제는 코 점막을 검사하더니 이번에는 입 안쪽 깊숙이 집어넣어서  구강내 점막 검사를 합니다. 의사선생님 왈, 본인이 볼 때는 구강점막 검사가 더 정확하긴 한데 환자들이 좀 힘들어 해서 코 점막 검사를 많이 하긴 한다구요... 선생님 말대로 아이가 좀 힘들어 하더니 결국은 진료실 안에서

토를 하고 맙니다. 목 안쪽 깊숙이 몇번 집어넣으니 속이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너무 미안해서 진료실을 같이 닦아주고, 검사결과 기다린 후에 얘길 들었습니다. 너무나도 확실한 양성!

하루사이에 아이 상태가 갑자기 나빠졌듯이 검사결과도 하루사이에 달라졌습니다.

다행인 것은 이날부터 바로 동네 약국에서도 타미플루를 받을 수 있다는 거였습니다. 아직 받지 못한 동네 약국도 많다던데 다행히 제가 다니던 병원과 약국에서는 모두 바로 처리가 됐습니다.

감기약과 타미플루, 해열제... 이것들이 아이가 계속 먹어야 하는 약입니다.

집에 오자마자 타미플루(타미플루는 식사와 상관없이 하루 아침, 저녁 2회 복용입니다)를 먼저 먹이고

잠시 후에 점심식사 후에 바로 감기약과 해열제를 먹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열은 계속 오르고 39도~40도

사이를 넘나듭니다. 아이가 워낙 어렸을 때부터 고열을 자주 겪은 편이지만, 해열제를 먹고도 이렇게까지

열이 안내려가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수시로 열을 체크해 가면서 계속 미지근한 물로 수건찜질을 해줍니다.

(고열인 경우 미지근한 물에 수건을 적셔서 물기가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약간은 흥건한 상태로 아이의

이마나 머리, 손발 등을 계속 살살 닦아줍니다. 수건이 식으면 다시 미지근한 물에 적시고 짜서 반복...)

저녁이 돼서 타미플루를 한알과 해열제를 먹인 후 두시간이 지났는데도 열이 40도가 넘고, 아이가 오한에 떨며 힘들어 합니다. 다행히 호흡곤란 증세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타미플루 복용 후 어느정도

지나고 증세가 사리지는 것이 정상인지 아는 바가 없으니 너무 불안했습니다.

결국 거점병원 응급실에 전화를 해서 물으니, 타미플루를 먹으면 대부분 가라앉는다고... 만약 계속 열이 안떨어지면 응급실로 나오라고 합니다.  남편과 잠시 갈등을 했지만, 응급실에 자주 가봤었던 저희 경험으로는 상태가 진짜 나쁜 것이 아니면 응급실에서도 크게 처치가 다를 바가 없다는 걸 알기에 그냥 몇시간 더 지켜보기로 합니다. 그러다가 밤 12시 다 돼서... 타미플루 2번째 복용 4시간만에 서서히 열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아이도 정신을 차리기 시작하구요... 밤새 계속 열 체크를 했는데 중간에 38도까지 열이 다시 올라

해열제를 한번 더 먹였습니다. 그 이후론 계속 정상범위...

 

<10월 31일 토요일 >

오늘입니다. 어제 새벽부터 열이 정상범위로 들어왔습니다. 아이상태는 콧물이 나고 기침을 하기는 하지만 분명 고비를 넘기고 안정적인 상태로 들어섰습니다. 거의 만 24시간 동안 초긴장 상태를 유지했는데 오늘부터는 약복용 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조심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제 직장도 다음주까지는 쉬고, 아이 학교도 다음주까지... 확실히 전염성이 없어질 때까지 쉬도록 처리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너무 경황이 없어 제가 옮을 가능성을 생각해서 아이와 별도로 행동하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걸려도 바로 처방받고 남한테 옮기지 않도록 집 안에 스스로 격리를 시키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아직까지 저한테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앞으로 일주일 동안은 아이와 함께 밖에 나가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 밖에...>

아이 자신도 그렇고 고위험군인 아이 때문에 저희 가족 모두 그렇게 조심을 하고 염려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걸리고 말았습니니다. 너무 광범위하게 퍼져서 아무리 조심해도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느낀 것은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가벼운 증상이 너무나도 금방 심각한 증상으로 변해버렸습니다. 믈론, 사람마다 겪고 넘기는 차이가 있어서 고열 온도의 차이, 겪는 증상의 경중 모두가 다 틀린 것 같은데, (일반 독감처럼요...) 그 중에서 저희 아이가 겪은 정도는 꽤 중한 상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아주 경미한 증상부터 끊임없이 체크를 하고 바로 병원에 갔고, 처방도 바로 내려져서 어렵지 않게 타미플루를 복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만 더 증세가 심했으면 위험했겠다는 생각을... 아이를 지켜보며 했습니다. 만약, 그 과정에서 시간적으로 더 지체가 됐거나 타미플루 복용이 하루라도  더 늦어졌으면 정말 힘들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이렇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얘기를 듣자니, 가벼운 증상으로 넘기는 아이 중에는 크게 아프지 않으니 그냥 학교&학원을 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아이들로부터 전염된 아이 중에는 분명 본인과는 다르게 저희 아이처럼... 심하게 겪고, 자칫하면 위험해질 수도 있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꼭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가벼운 감기증세를 그냥 넘기지 않았으면... 그리고 병원에 가서 음성 판정이 나왔더라도 계속 증상추이를 보고 조금이라도 안좋아지면 재방문을 하셔서 계속 진찰을 받으셨으면 합니다.

직접 겪어보니 정말 순식간에 나빠집니다...

 

 

< 11월 2일 월요일 >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참고가 되면 좋겠다는 마음에... 처음으로 이 곳에 글을 올렸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읽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글 하나라도 올리는데에  대한 책임감도 생기네요...

 

위의 내용들은 아이가 어느정도 고비를 넘긴 상태에서 글을 남긴거였는데, 그 이후에도 38도 정도까지

열이 올라 해열제를 두번 더 먹인 것 외에는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습니다. 기침만 하는 것 외에는

거의 정상에 가까운 것 같구요, 어제부터는 열도 완전히 내렸습니다. 병원처방약과 타미플루도 꼬박꼬박

챙겨먹고 있구요 ...

그런데, 아이가 나아가는 것과 동시에 저한테 약간의 오한과 기침, 심한두통, 미열 등의 증세가 찾아왔습니다. 주말이라 병원에 가지는 못했는데, 이게 긴장이 풀려 생긴 단순 몸살인지... 신종플루가 걸린건지

판단이 잘 서지 않더군요. 하지만, 평소에 기침감기에 걸린 적이 거의 없는 편이기에 심한두통과 기침 증세

가 나타난 것으로 봐서 신종플루에 걸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 그제 이틀동안 증세가 심해졌다 약해졌다를 반복했는데 다행히 해열제를 먹으면 두통과 열이 떨어지는 편이어서 크게 힘들지는 않았습

니다. 그러더니 어제밤부터는 거의 정상에 돌아오네요. 아마 이렇게... 가볍게 넘어간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타미플루를 복용하지 않고 잘 쉬면 된다고 해서 병원에도 가지 않고 집에서 쉬고 있습니다.

덕분에 저희집 세식구(남편까지)는 작징이나 아무데도 못가고 자체 감금생활을 하고 있네요...^^;

 

결론은... 저까지 겪고 보니 평소 건강한 분은 크게 걱정할 일도 아닐 거라는 거...

하지만, 경우의 수를 보면 건강하신 분도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에, 혹시 유사증세가 있으시면 계속 증상을 체크해서 고열이 심하다거나 증세가 갑자기 나빠지는 느낌이 들면 바로 병원을 찾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물론 고위험군 가족이 있는 분들은 훨씬 더 예민하게 지켜보셔야 할거구요...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과 가족들이 정말... 별탈없이 건강하게 잘 지내시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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